제련
인간은 실수를 할 수밖에 없는 생물이다. 실수의 대부분의 요인은 선택에서 비롯되며, 인간은 실수를 하고 이를 고쳐나가는 활동에서 하나의 인격체로써 성장한다.
나는 이 일련의 과정을 “제련”이라 칭한다.
금속이 떼어지고, 분해되고, 구분되어 하나의 지금(地金)의 형태가 되는 것.
나는 삶을 제련의 범주로 분류하고, 스스로에게 던지는 문답을 통해 정신적인 성숙을 비롯한 자아정체성을 찾아가며 나만의 지금의 형태를 만드는 것을 추구한다.
근원으로부터 제련되며 파생된 조각은 당대의 감정을 꾸밈없이 소유하고 있다.
나는 이러한 과정에서 만들어진 나의 작품들을 “나만이 할 수 있는 예술”이라 이야기한다.
이는 작가명인 “사금”과도 관통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작은 조각이지만 빛나는 자신만의 예술을 하는 것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려 한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작업 기법은 사진을 활용한 디지털 콜라주 기법이다. 각각의 다른 개체가 콜라주 되어 작품을 이루는 객체이자 주체가 된다. 각각의 객체는 질문이 될 수도, 질문에 따른 대답이 될 수도 있다. 이들이 모여 하나의 새로운 공동체가 되며, 완성된 공동체는 또 다른 하나의 객체가 되어 질문을 던진다.
어둡고 일그러져있는, 원래의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내 작업물들은 하나의 암순응(暗順應)이다. 암순응이 진행됨에 따라 어둠은 각각의 객체로 분리되고, 그 객체들은 주체가 되어 새로운 의미성을 띤다. 통념된 가치에 관해, 일그러진 자신에 관해, 내가 바라보고 있는 현실에 관해 등 반복되는 암순응 속에서 나는 새로운 빛의 개념을 정립한다.
제련의 과정 중 떨어진 조각의 주제에 대해 표현하는 것은 작가이지만, 이를 객체로, 공동체로, 혹은 또 다른 자신만의 주체로 보고 해석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제련을 통해 얻은 조각이 있으며, 주제가 같다 한들 자신의 조각의 모양은 모두 다르다.
작품을 보며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내 작품을 보며 자신의 기준으로 조각을 바라보았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제련
(100cm x 80.3cm), 캔버스에 인쇄

시선
(50cm x 50cm), 캔버스에 인쇄

Observer
(72.7cm x 60.6cm), 캔버스에 인쇄

È ora di tornare a casa
(70.7cm x 60.6cm), 캔버스에 인쇄

되물음표
(70cm x 70cm), 캔버스에 인쇄

이명
(70cm x 70cm), 캔버스에 인쇄

응애
(72.7cm x 60.6cm), 캔버스에 인쇄

우화
(72.7cm x 60.6cm), 캔버스에 인쇄

여명
(70cm x 70cm), 캔버스에 인쇄